불량만두 사건으로 본 온라인 위기관리
- Posted at 2007/01/31 20:11
- Filed under 위기 커뮤니케이션
- Posted by 쥬니캡
– 2004년, 온나라를 떠들석하게 했던 ‘불량만두’ 사건으로 만두업계는 된서리를 맞았다. 그러나 여론의 뭇매 속에서도 소수의 몇몇 업체들은 시식행사, 생산공장 공개, 광고 등 다양한 온라인,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병행해 이전보다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들의 사례를 통해 온라인 위기관리 기법을 제시해본다 -
에델만코리아 PR 컨설턴트
"프로슈머(prosumers)", “넷슈머(Netsumers)", "이-플루엔셜(e-fluentials)", "웹엑티비스트(Webactivists)“ 등 다양한 용어로 표현되고 있는 인터넷 오피니언 리더들은 자신의 제품 사용경험을 다른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타인의 구매결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인터넷의 대중화로 이들 뿐만 아니라 일반네티즌인 소비자들의 의식수준도 향상됐고, 각종 소비자 불만 & 불평 사이트 관련 활동도 매우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제 기업 경영자들은 기업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인터넷을 활용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해야 한다.
불량만두 보도, 업체마다 결과는 달라
네티즌들의 소비자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드러난 예가 ‘불량만두’ 사건이다. 2004년 6월 6일, <문화일보>에 쓰레기 만두에 관한 첫뉴스가 보도되자 인터넷을 통해 식품안전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됐으며, 소비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각종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 목록에서 '쓰레기만두', '불량만두'가 1, 2위를 차지했으며, 해당 업체들의 홈페이지 게시판은 순식간에 각종 비난의 글들로 도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홈페이지에도 식품 안전에 대한 네티즌의 성토성 게시물이 쏟아져 한때 접속이 원활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에 당시에 식약청은 정확한 근거도 없이 불량만두 제조업체 25곳을 발표했다. 이들 업체중 14개 업체는 최종적으로 무혐의 판정을 받았으나, 이미 불량식품 제조업체로 낙인 찍힌 대부분의 업체가 반박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여론의 네티즌들의 된서리를 맞았다. 반면 몇몇 업체들은 시식행사, 생산공장 공개, 광고 등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함께 전략적인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동시에 전개해 2004년 연말에는 전년대비 시장점유율을 증가시키는 실제적인 효과를 거두었다.
이와 같이 부정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기업의 명성을 새롭게 구축할 수 있는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위해 온라인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10단계 원칙을 제시하고자 한다.
Step 1. 위기로 발전할 수 있는 이슈를 사전에 규명하라:
우선, 사전 이슈 규명 워크샵 혹은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을 진행하여 잠재 이슈 사항을 파악한 후, 각 이슈별 핵심 메시지, 지원 메시지, 예상 질의 & 응답 등을 내용으로 한 이슈 인덱스(Issue Index)를 준비한다. 또한, 6개월마다 이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서 ‘살아있고, 실질적인’ 대응 자료가 될 수 있도록 한다.
Step 2. 온라인 불평 대응 팀을 조직하라:
온라인 불평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친숙도가 높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불평대응팀을 구성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불평/불만 접수 절차, 보상범위 등 기존의 오프라인 정책뿐 아니라 온라인 불평에 대한 대응정책을 확인해야 한다.
Step 3. 온라인 피드백 링크(Feedback Link)를 만들어라:
소비자가 불만사항을 쏟아낼 창구는 분명히 존재해야 한다. 불만을 쏟아낼 장소가 불분명하면 소비자는 인터넷상의 불특정 다수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며, 이런 이유 때문에 악성 루머가 생겨나고, 사소한 제품결함 때문에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Step 4.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라:
자사 제품의 사용자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포털과 동호회, 블로그 사이트를 조사하고, 이를주기적으로 모니터하여 온라인 상에서 조직 및 제품에 대한 명성을 계속적으로 체크해 나가야 한다. PR팀 등 자체 인원으로 진행할 수 있으나, 아이퀵과 같은 온라인 모니터링 전문 업체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율적이다.
Step 5. 온라인 불평글의 상황을 평가하라:
인터넷 포럼에는 불평글을 올리는 '고발자,' 이 글에 댓글을 붙이는 '댓글 작성자,' 글을 쓰지는 않고 이 글들을 읽기만 하는 '관찰자'라는 세 그룹이 있다. 주요 상황변수 중에서도 불평의사를 개진한 고발자와 댓글 작성자들의 댓글 사이에 컨센서스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불평글이 단순한 불평글인지 아니면 사실을 근거로 이뤄졌는지와 언론의 입장에서 관련 불평글이 주목할만한 시의성이 있는지 등 세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Step 6. 책임의 수용 여부에 따라 온라인 대응 방향을 결정하라:
온라인 대응 방향을 결정할 때는 기업 본인의 입장이 아니라 관찰자(네티즌)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 네티즌들은 고발자들의 불평글을 읽게 되면 문제의 책임이 기업에 있는지 불평자에 있는지 판단하기 때문에 관찰자가 문제의 책임소재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대응전략을 잘 선택해야 하며, 불평글의 상황 변수들에 따라 전략 선택은 계속 조정되어야 한다.
대응전략 전개에 있어 유의사항은 기업의 책임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를 대놓고 주장하기 보다는 가능하면 소비자에 대한 관심 표명을 보여야 하며, 무대응 전략은 최소한의 경우에 한정하는 것이 좋다.
수용 전략 |
책임을 받아들이고 사과, 시정조치, 보상 약속을 하는 것. |
방어 전략 |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불평자를 공격하거나 책임을 제 3자로 돌리는 것 |
중립 전략 |
책임 여부에 대한 판단이 모호한 상태에서 책임 소재에 대한 판단에 관계없이 기업이 소비자의 불만에 기본적인 관심만 표명하거나 단순한 설명을 하는 것. |
무대응 전략 |
인터넷 상에서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는 것. |
Step 7 온라인 대응 메시지를 작성한다:
기본 메시지는 불평자의 불평내용을 확인하고, 소비자에 대한 감정이입 표현을 주요 내용으로 하며, 전략 메시지는 기업의 책임 수용 여부에 따라 선택한 대응전략을 기본으로 작성하며, 만약 수용전략으로 갈 경우 수용 전략의 메시지 뒤에 사실 설명과 함께 기업이 과거에 잘한 점, 자랑할 점을 덧붙인다. 불가피한 사고의 발생, 기업이 바꿀 수 없는 운영방식에 대해 비난 받을 때는 설명과 함께 대의명분을 강조하는 보조메시지로 구성할 수 있다.
[불량만두 파동 시 하단 2개 사의 온라인 대응 메시지 전략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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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사 |
P사 |
메시지 비교 |
-네티즌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감성적인 메시지 -구구절절 네티즌이 궁금해하지 않는 사항으로 자사의 입장에 포커스된 메시지로 구성 |
-네티즌들의 궁금증 해결을 목표로 하는 논리적인 메시지, -3가지 핵심 메시지 볼드 처리와 함께 핵심메시지를 실제적으로 지원하는 메시지로 구성 |
메시지 발표 |
웹사이트 게시판 관리자 |
대표이사 |
영상 자료 |
IR자료와 같은 형식의 영상자료 |
만두 제조과정만 편집하여 업로드 |
기타 사항 |
한꺼번에 6~7개의 많은 팝업창을 사용하여 홈페이지 방문자를 짜증나게 함 |
팝업창은 자제하고, 대부분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자사 입장과 관련한 메시지 전달 |
Step 8. 직원들이 섣부른 대응을 하지 못하도록 교육하라:
위기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기업 차원의 입장을 정리하고 직원들이 이를 따르도록 함이 중요하다. 인터넷상의 여론을 다룰 때 조심해야 할 점은 섣부른 대응을 최대한 자제해야 하며, 특히 해당 기업 직원의 감정적인 댓글이나 짜증 섞인 응대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불량만두 파동 당시 자사의 입장을 대변하고자 남긴 글들이 식약청과 각종 동호회 게시판에 그대로 업로드되어 회자되면서 관련 기업에 대한 당시 네티즌들의 나쁜 이미지가 증폭되기도 하였다. 위기상황에서 자사 직원들을 동원해 소비자인양 긍정적인 댓글을 올리는 것은 자살 행위와 같으며, 이 경우 여론을 조작하려 한다는 비난과 함께 자칫하면 의혹을 받고 있는 부분이 한 순간에 사실로 굳어질 수 있다.
Step 9. 협상은 되도록 오프라인을 통해 하며, 온-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합하라:
네티즌들과 상대할 때에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으로 무대를 옮기는 것이 유리하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것보다 오프라인에서 소수의 대표와 협상을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잡음이 최소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불평자에 대해 온라인으로 대응했다고 하더라도 가능하면 불평자에게 전화나 e-mail로 연락, 상황이나 조치 내용을 설명하고, 불평자가 조치에 대해 만족한 경우에는 불평글을 인터넷 게시판에서 삭제해 주도록 부탁한다. 오프라인으로 접촉한 경우 불평자가 불만을 가지면 접촉과정이나 불만 내용을 다시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며 기업을 공격하므로 세심한 응대가 필요하다.
Step 10. 자사의 웹사이트 및 인트라넷 사이트를 적극 활용하라:
기업에 위기상황에 발생하게 되고, 관련 이슈에 대한 네티즌들의 궁금증이 높아지게 되면, 네티즌들은 자신들이 알고자 하는 정보를 얻고자 관련 기업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경향이 높다. 기업들은 네티즌들의 ‘정보의 공백’ 상태를 메워주기 위한 자사의 입장을 빨리 정리하여 이를 홈페이지에 업로드 하는 등 위기 대응 시 자사의 홈페이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무대응하면 네티즌들의 불만 높아져
인터넷이 활성화 되기 전에는 신문, 라디오, 방송, 잡지 등 주요 4대 매스미디어를 통해 사회적 쟁점화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공중에게 직접 이슈를 전달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근래에 발생한 불량만두 등의 사이버 이슈 확산에 있어 대중매체 보다는 네티즌들이 보다 큰 영향력을 펼쳤으며, 대중매체는 사이버 공간에서 문제가 제기된 후 어느 정도 확산되는 단계에서 그 쟁점을 보도해 확산을 가속화시키는 2차적 문제 제기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통 11명의 지인들에게 전달하면 반면 부정적인 메시지의 경우에는 17명과 관련 정보를 나눈다고 한다. 특히 관련 정보가 네티즌들에게 중요한 경우, 혹은부정확한 악성루머에 기업들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경우 관련 이슈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여도는 더욱 높아지게 된다.
기업의 많은 대/내외 이해관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고, 서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악성루머를 은폐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온라인 여론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뜻하지 않은 사항으로 불필요한 위기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사전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인터넷 시대에 맞춰 온라인을 활용한 위기관리에 대한 실행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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